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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태/조류

황조롱이 Falco tinnunculus

by 박철우 2022. 2. 3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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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 옆 둑방에 잠시 차 세우고 통화 중인데,

낮은 비행으로 녀석이 다가오더니

5-6미터 앞에 내려앉는다.

평소 같으면 이게 왠 떡이냐 하며

카메라 들고 사진 찍겠지만,

통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.    

안타깝게 눈으로만 찍고 있는 사이, 

발에 먹잇감을 움켜쥐고 날아오른 녀석이

차 바로 뒤 나무등걸에 내려앉는다.

두 번째 기회다.

하지만 이번엔 너무 가까워

경계 중인 녀석이 도망갈까

차창조차 열기 힘들다.    

운전석 문을 조심스레 열고 나와

겨우 사진 한 장 찍는다.

처음이자 마지막 샷이다.

먹이를 움켜쥐고 있던 발은

비록 차 트렁크에 가려버렸지만, 

그래도 녀석의 눈동자에 초점이 잘 맞았으니 

성공이라 생각하기로 한다.

더구나 녀석의 렌즈에는 

내 차가 제대로 들어 있다. 

2022.2.3. 원주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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